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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견을 새긴 까마귀 깃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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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견을 새긴 까마귀 깃털

<image name=UI_ReadPic_121317 /> (칠흑같이 검은 까마귀 깃털. 보물 사냥단의 창립자 리드·밀러가 남긴 증표라고 한다) 그 시절, 칠흑의 탁류는 아직 황량한 동토를 침식하지 않았고, 미천하고 빈곤한 자 또한 요정의 그늘에서 평온히 잠들 수 있었다. 꿈이 없는 평범한 일생은 고난이라 부를 수 없고, 기꺼이 노동력을 제공하는 자라면 누구든, 추위를 막을 약소한 보수를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스네즈나야 차르가 얼음 바다만큼 광활한 자비를, 왜소하고 단명하는 서민에게도 베풀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고귀한 대공들은 사치가 인간의 나약한 영혼을 더럽힌다는 오래된 가르침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따라서 대공들은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려서는 안 되었고, 백성을 위해 배부름의 죄를 짊어져야만 했다. 이 얼마나 자애로운 지혜인가, 이 얼마나 고귀한 본보기인가. 무수한 귀족과 서민이 함께 왕의 신성한 칭호를 외치며, 고통받는 백성을 위해 계급 질서를 정해주신, 엄한 아버지 같은 모든 요정의 주인을 칭송했다. 그러나 순백의 빛도 어두운 그림자를 만들어내듯, 귀족의 깊은 배려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무리가 등장했다. 누군가가 보물을 감추는 높은 담을 쌓는다면, 반드시 재화를 탐하는 악당이 나타나는 법이다. 생명을 집어삼키는 칠흑의 탁류가 아직 강림하지 않았을 무렵, 낙원과 까마귀 떼의 주인이 역사의 무대에 등장했다. 그가 바로 훗날 세계에 이름을 떨친 대도 리드·밀러였다—— 그의 내력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마치 그가 만든 무수한 거짓말 속에서 그의 진심을 짐작할 수 있는 이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것은 성결한 순백을 모욕하기 위함이었을까, 아니면 골목에 숨죽이고 있는 굶주림과 분노를 일깨우려는 것이었을까? 그 남자는 검은 까마귀 휘장을 달고, 은혜의 손길을 받지 못한 천민을 모아 최초의 보물 사냥단을 조직하여 반역을 설파했다. 「가난한 자여, 굶주린 자여, 모욕당한 자여, 짓밟힌 자여, 이 땅에 흘러든 형제자매들이여」 「만약 그대도 부당한 운명에 고통받은 적이 있다면, 만약 그대도 밤마다 이웃의 비극에 눈물 흘린 적이 있다면」 「만약 그대도 두려움 없는 안식처를 갈망한다면, 만약 그대도 눈물 없는 세계를 꿈꾼다면」 「형제자매와 함께, 노예의 사슬을 끊고 우리에 합류하라」 「죽은 자는 죽은 자가 묻게 하고, 그대는 일어나 오만한 자의 재산으로, 굶주린 자의 낙원을 세울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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