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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견을 가린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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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견을 가린 가면

<image name=UI_ReadPic_121316 /> (진짜 모습을 가려주는 차가운 가면. 보물 사냥단의 창립자 리드·밀러가 남긴 증표라고 한다. 장식은 없고, 오직 서리 색 달빛만이 순은으로 된 표면 위를 흐른다) 오늘날 나샤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대도는 한때 세상에 자신의 참모습을 드러냈으나, 왕궁 앞의 차가운 교수대에서 살아남은 후, 순은 가면으로 지난날의 멋진 얼굴을 감췄으며, 칠흑의 재앙이 변방을 휩쓴 뒤엔, 다시 가면을 벗고 더는 얼굴을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대도가 그렇게 행동한 까닭에 대해서는 수백 년 동안 수많은 설이 민간에 떠돌았다. 어떤 이는, 겨울성의 대규모 수색을 피하고자 잠적한 것이라고 했고, 또 어떤 이는, 형 집행자가 남긴 낙인이 사라질 때까지 상처를 숨기기 위함이라고 했으며, 또 어떤 이는, 사랑이든 미움이든, 끝없이 쏟아지는 시선에 지친 탓에,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으나, 그로 인해 과묵해진 대도가 가면을 쓰게 되었다고 했다. 진실이 무엇이든, 그 은가면은 이미 대도의 상징이 되어, 그가 훔친 무수한 보물과, 변방 총독을 떨게 한 위대한 약탈 사건, 그리고 그가 가난한 자에게 뿌린 황금비처럼, 수많은 달콤한 꿈에 새겨졌다. 「신에게 기도했고, 주인에게 기도했으나, 그 울부짖음에 응답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 「신 또한 무력했기 때문이다. 그들 역시 인간처럼 달 아래 속세에 갇혀」 「두려움 속에서 절망스럽게 외쳤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 이처럼 신은 아무도 구원하지 못한다, 형제여」 「심지어 신은 자신조차 구할 수 없으니, 인간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서로를 불쌍히 여기는 것뿐이다」 은가면을 쓴 대도는 거리낌 없이 신을 조롱했고, 귀족들이 추종하는 허망한 명성 또한 경멸했다. 겨울의 차르든, 서리달의 여주인이든, 과묵한 도둑은 똑같은 침묵과 경멸로 응답했다. 고탑에서 솟구치는 달빛이 쏟아져 내려, 백은과 그녀의 눈동자 속에 비친 완고한 집착을 함께 불태울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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