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라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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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라의 노트
…솔로베이 씨가 내게 원한이 있는지 물었을 때, 나는 아니라고 답했다. 나도 로비아, 그리고 언니처럼 거짓말을 한 것이다. …나는 마음속의 원한을 털어놓을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처럼 선하고 진솔한 사람은 이 끔찍한 악의를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이런 생각은 하지 말아야 했다. 누구에게도 말할 필요가 없다. 솔로베이 씨는 이런 하찮은 일을 알 필요가 없다. 이 모든 것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에게 이 고통을 들을 의무는 없다. 설령 그가 진심으로 듣고 선의의 눈물을 흘린다 해도…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저 또 다른 선한 마음이 상처받을 뿐이다. 과거, 현재, 미래, 로비아가 우연히 보여 준 수많은 실 중에, 타인의 불행에 눈물 흘릴 자는 웃음을 지어야 할 선량한 사람뿐이다. 달 아래 세계의 규칙에서 선행은 늘 악보로 보답받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쓸데없는 슬픔을 더해주기 싫다. …난 거짓말을 미워했으나, 이제는 자발적으로 거짓말을 한다… 아마 십여 년 동안의 (…), 바로 이 순간에 대한 징벌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소금의 귀녀에서 구라바드 지니의 후손에 이르기까지, 죄 없이 극형을 받은 경우는 셀 수 없이 많았다. 하물며 나처럼 (…)의 죄에 물든 사람은 벌받는 게 당연하다. 은빛 실이 이미 내 목을 옭아맸다면, 아직 더럽혀지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나 혼자 더 많은, 용서받기 어려운 죄를 지을 것이다… …용의 후예가 세운 거대한 기둥과, 우리 선조가 피난처로 여긴 성소 외에 모든 성벽과 고탑, 요새와 성전은 철거해야 한다. 서리달에서 온 것은 서리달로 되돌려야 한다. 오래된 격리와 폐쇄는 일시적인 야망과 망념만 부추길 뿐이다. 자연을 숭배하고 이방인과 친하게 지내며, 죽은 자의 교만이 아닌, 아무도 믿지 않는 도덕으로 우리의 실을 그들과 구분해야 한다. 그래야만, 또 다른 로비아도, 또 다른 나도 없을 것이다… …수십 년 뒤, 새로운 달의 신이 태어날 것이다. 훗… 아이러니하게도, 로비아가 그토록 갈망했던 모든 것은 결국 헛수고였다. 예정대로 (…)에게서 그 남자(언니를 납치한, 원래 우리의 왕이 되었어야 할 사람)가 아니라, 신성한 후계자가 태어났다 하더라도, 스네즈나야에 더 큰 혼란을 불러오는 것에 그쳤을 뿐이다. 새로운 달의 탄생은 그녀와 무관했으며, 그녀는 그 소녀의 도래도 예견하지 못했고, 성결한 왕좌가 단 한 번도 파괴된 적이 없음을 알지 못했다… …내가 살아서 그 순간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 실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지만, 알지 못하기를 바란다. 죄에 물든 사람은 순수한 달빛을 볼 자격이 없으니까… …어쨌든 사람들은 반드시 믿어야 한다. 새로운 달은 선행과 우정, 협력을 위한 행동에만 기뻐하며, 그 밖의 모든 기도와 제사에는 관심 없다는 것을. 그렇지 않으면 그 어떤 숭고한 이상도 달 아래 오염 속에서 퇴색되고 말 것이다… …신들의 실은 너무 눈부셔서, 그녀가 어디로 향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녀의 이름으로 구원받은 서리달의 자손은 선택의 권한을 오직 그녀 본인이 쥐게 해야 한다… 그녀에게 어떤 보답도 요구해서는 안 되며, 그녀는 누구의 마음속에서도 완벽한 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서리달의 딸, 새로운 달의 소녀… 그녀가 행복한 꿈을 꿀 수 있기를… 서리달이 내 죄를 영원히 용서하지 않기를… 나는 한때 수없이 그녀의 이름을 저주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