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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리의 행복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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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리의 행복 보고서

행복 보고서 day1: 오늘은 수술 동의서에 서명한 첫날이다. 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고통이 다시 찾아와서가 아니라, 병상에 누워있다가 문득 과거의 기억으로 온통 채워졌기 때문이다. 노란빛 창, 오후 햇살에 따뜻해진 바닥, 어머니가 구워주신 폭신한 팥빵, 신문 너머로 언짢아하는 나를 몰래 지켜보시던 아버지의 눈빛, 이유는 모르겠지만 로켓도 구석에서 살며시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슬픔도, 고통도, 피로 물든 탁자도, 지저분하고 초라한 로켓도 없었다. 이건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 자애로운 「아하」가 분명 이런 순수한 행복을… 다시 내게 내려 줄 것이다. 행복 보고서 day3: 오늘 의사 선생님이 수술 전 설명을 더 자세히 해 주셨다. 뇌에 가느다란 바늘을 넣어서 고통에 대한 모든 감각을 제거할 거라고 했다. 의사 선생님이 「이제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을 거예요」라고 하셨다. 내가 줄곧 바라던 거였는데 갑자기 좀 두려워졌다. 고통이 계속 나를 괴롭혀 왔지만,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의사 선생님도 내가 몇 안 되는 선례라고 하셨다. 고통이 사라진다면 난 여전히 나일까? 다들 나를 예전처럼 연민 어린 마음으로 사랑해 줄까? 모르겠어, 로켓. 도서실에 숨어서 종일 책을 읽었는데, 정말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었어. 나중에 들려줄게. 「마치 강아지 한 마리가 발치에 누워 있는 것처럼 너의 행복이 찾아올 거야 당신이 무엇이든 행복은 너를 이해하고 사랑할 거야」 로켓, 내일 수술 잘 되길 빌어줘. 행복 보고서 day7: 가끔 어지러운 것 말고는 현재 불편한 건 전혀 없다. 의사 선생님이 책을 더 보고 싶은지 물어보셨는데, 너무 피곤하고 귀찮아서 거절했다. 심심하면 면회를 받으라고 하셨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행복 보고서 day24: 행복을 느끼기 시작했다. 다섯 번째로 음식을 엎지르고 의료진에게 꾸중을 들었지만 전혀 슬프지 않았다. 프로그램 제작진이 가져온 물건이 없어지거나 망가져도 별로 슬프지 않다. 고통, 자책, 슬픔, 내적 소모,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전부 사라졌다! 웃음 신이시여, 이게 바로 진정한 행복이군요! 행복 보고서 day52: 수술 후 퇴원했고, 새로운 일도 맡게 됐다. 하지만 일이 그렇게 중요할까? 세상 대부분의 일이 내게는 무미건조하기만 하다. 프로듀서가 프로그램 제작진이 갖고 있는 것 중에 무엇을 가져가고 싶은지 물었지만, 아무것도 관심이 가지 않는다. 퇴원을 축하하는 꽃다발조차 받고 싶지 않다. 물론 나는 웃을 수 있다. 나는 늘 웃고 있다. 즐거움 위에는 끝없는 즐거움이 있고, 행복 위에는 영원히 끝없는 행복이 있다. 그래서 무미건조하다. 행복 보고서 day73: 마침내 의사 입에서 나온——「아하」라는 속삭임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아하는 내가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순수한 행복이 아닌,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 나는 무언가를 찾아야만 한다…. 이건 본능이니까. 하지만 대체 뭘 찾아야 하는 걸까? 행복 보고서 day???: 이전 기록을 살펴보았지만, 난 아직도 내가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부모님, 제작진, 로켓, 팬, 의사, 나 자신… 무엇일까? 뭘까? 뭐가 중요한 걸까? 모르겠다. 난 태양 아래 있는 거 아닌가? 햇살이 모든 걸 비추고 있는데, 왜 그 모든 것 속에 내가 원하는 게 없을까…… 행복 보고서 day????: 난 계속 찾아야 해, 아직 찾는 중이다…… 웃음 신이시여, 제게 시간을 조금만 더 주세요. 행복 보고서 day?????: 시간이 없다. 안녕, 눈부시게 밝은 세상. 기회가 된다면 이 행복한 사람의 무덤 맡에 꽃 한 송이라도 놓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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