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월면족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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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월면족의 편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NICKNAME} 님께, 당신이 이 편지를 보시기를 제가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네요. 원래는 화려한 말을 많이 생각해 뒀지만, 막상 편지를 쓰려고 하니 감정이 북받쳐서 한 글자도 쓰기가 힘들어요. 눈치채셨는지 모르겠지만, 「별의 궤도 토끼」의 디자인은 무명객 여러분의 역사와 인연이 깊습니다. ≪별의 궤도 토끼, 108명의 무명객과 그들의 월면 동료들≫——이건 제가 어린 시절 자주 듣고 읽었던 전설입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의 아이들은 이미 긴 이야기에 우리 때만큼 열정적이지 않아요. 그래서 「별의 궤도 토끼」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고민 끝에 주요 스토리를 넣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진령을 배치하여 단편적인 캐릭터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죠. 하지만 당신은 무명객이시니, 이렇게 편지를 써서 관심 가질 만한 이야기를 조금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별의 궤도 토끼, 108명의 무명객과 그들의 월면 동료들≫은 우리 월면 일족의 기원 전설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초토 기원에 밤하늘의 별의 궤도에서 내려온 검은 신성한 토끼가 이 행성 사람들에게 하늘의 지혜를 너그럽게 전수해 줬어요——게다가 108명의 무명객을 이끌고, 그들과 함께 천외에서 온 무시무시한 적과 맞서 싸웠습니다. 그것은 길고도 잔혹한 전투였습니다. 끝없이 밀려오는 적과 맞서 싸우면서, 108명의 무명객과 이 행성의 사람들은 막대한 피해를 보았습니다…. 투쟁의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생존자들은 검은 신성한 토끼를 본떠 새로운 전투형 환조종을 만들어냈고——그게 바로 우리 월면 일족입니다. 아, 참… 혹시 제가 편지에 동봉한 선물을 의아해하실 수도 있겠네요. 의심하지 마세요. 저희 월면 일족의 선조이신 검은 신성한 토끼의 전설 속 모습이랍니다. 무명객인 당신은——분명 저희 시조를 알고 계실 거예요. 언젠가 제가 월면 일족을 대표해서 그분을 알현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어요! (지금은 안 돼요. 전혀 준비되지 않았거든요…. 그저 조심스레 제 분수에 넘치는 바람을 말씀드린 거예요. 아무튼 절대로 지금 그분께 말씀하지 말아 주세요…. 부탁드려요!) 은퇴를 앞둔 월면족 디자이너
